'좋은 느낌'을 만들기 위해
끝없이 고민하는 일
블루시그넘에서 맡고 있는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블루시그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노아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포지션인가요?
저는 처음에는 UX 라이터로 입사를 한 후 업무가 점점 확장된 경우라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는데요. 일단 프로덕트에서 유저에게 보여지는 모든 문구를 작성하는 UX 라이팅, 심리 관련 지식이나 힘든 감정이 해소되는 경험을 재밌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얻어갈 수 있도록 설계된 심리 컨텐츠 제작, 그리고 그 외 디자인, 아트, 굿즈 등을 기획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을 함께 하고 있어요. 저희 팀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특별한 프로덕트를 위해 노력하는데, 그 중 제가 담당하는 영역은 글과 아트를 통해 전달되는 감각적 특별함인 것 같아요.
블루시그넘의 목소리는 ‘담백하면서도 친절함’을 지향한다고 하는데, 이런 톤을 디자인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사실 이런 담백함을 원래도 선호하기 때문에 결정적으로 블루시그넘을 선택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심리치료 관련 컨텐츠를 다양하게 접해본 편인데, 유저 입장에서 부담스럽거나 과하게 느껴져서 좋은 마음조차도 효과적으로 전해지지 않는다는 게 안타까웠거든요.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의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받는 입장에서 거부감을 느낀다면 그 의도는 힘을 잃게 되죠. 그런 면에서 블루시그넘이 내세우는 목소리에 깊이 동의하고, 그것을 다듬어나가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기쁩니다.
일하면서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생각나는 것 하나는 저희 프로덕트 중 무디에 올라가 있는 클로이 스토리예요. 무디에는 유저들이 고민을 갖고 찾아온 동물 친구들을 채팅으로 상담해주는 '스토리' 컨텐츠가 있는데요. 유저분들이 동물 친구들의 이야기를 찬찬히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과정 속에서 자신에게도 있었던 비슷한 슬픔을 위로받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컨텐츠예요. 그 중 클로이라는 오소리 캐릭터를 통해 상실의 아픔이라는 주제를 다룬 적이 있는데, 제작 과정에서 제가 너무 몰입해서 쓰다가 혼자 울컥하기도 하고... 그렇게 유독 진심을 가득 담았던 캐릭터였어요. 근데 이 스토리가 올라가고 나서 저희 팀원 중 한 분이 집에서 클로이 스토리를 플레이하다가 눈물이 났다고, 너무 좋다고 말해주시는 거예요. 내가 쓰는 글이 정말 누군가를 움직일 수 있을까- 에 대해 늘 고민이 많았는데 그런 후기를 들으니 너무너무 뿌듯했어요.
그 외에도 무디 세계관을 뒤바꿔놓았던 리뉴얼이 생각나네요. 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업무를 확장하게 된 계기이자, 제가 리드한 일 중 가장 프로덕트에 영향이 컸던 일이었거든요. 원래 무디는 '하얗고 귀엽다' 외에 특별히 정체성이 없었어요. 이 캐릭터의 이름이 무디가 맞는지조차 아무도 모르는 상태였죠. 그래서 몇 달에 걸쳐 무디의 정체성부터 사는 곳, 탄생 비화, 성격 등을 하나씩 쌓아 완전히 새로운 무디 세계관을 완성시켰어요. 사실 앱 아이콘부터 홈 화면 개발까지 전부 갈아엎어야 하는 큰 변화다 보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기획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이 정말 많았던 것 같아요. 다행히 새로워진 무디가 런칭되자 낯설텐데도 불구하고 유저분들이 긍정적인 리뷰를 많이 남겨주셨고, 주변 분들도 '이제 내 무디가 살아있는 것만 같다' '무디가 더 좋아졌다' 고 공감해주셔서 기뻤답니다. 여러분도 무디가 궁금하다면 무디 앱을 구경해보세요, 정말 귀여워요!
블루시그넘에서 일하며 느낀 이곳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율무 아닐까요? (웃음) 율무는 저희 CEO 헤일리의 강아지인데, 자주 사무실에 같이 있어요. ‘당신의 상담소’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게임상으로 만나보셨을 수도 있겠네요. 일이 처지는 오후에도 율무랑 잠깐 놀고 나면 금방 힘이 나요. 사무실에 반려동물을 데려올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하고 자유로운 업무 환경이라는 것 자체도 정말 큰 장점이고요.
또 하나는 팀원 모두가 정말 똑똑하다는 점이에요. 자신이 맡은 업무를 최고로 해내는 능력치는 기본이고, 그 외에도 서로의 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속도가 남다른 것 같아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팀원들의 똑똑함이구나, 싶을 정도예요. 잘 짜여진 시스템이나 새로운 툴이 업무 효율을 조금씩 올려줄 수 있겠지만, 툭 하고 말하면 척 하고 알아듣는 팀원과 함께 일한다면 효율도 즐거움도 정말 10배가 되는 것 같아요. 협업이 너무 편하고 쉬워요!
어떤 사람이라면 블루시그넘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요?
블루시그넘은 언제나 투명한 소통을 강조하며 일해요. 특히 작은 집단인만큼, 혼자만 알아도 되는 정보는 없거든요. 단지 필요한 내용 뿐만이 아니라 실수한 것, 실패한 것들까지 공유하는 걸 즐겨요. 오늘 내가 이렇게 망했다는 걸 다함께 알아야, 다른 팀원이 이후 같은 막다른 길에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걸 막을 수 있잖아요. 이런 내용을 공유했다가 누군가 생각지도 못한 솔루션을 제안해줄 때도 있고요. 편안한 협업과 대화가 이루어지는 곳이니, 그런 게 잘 맞는 분이라면 충분히 즐겁게 일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을 하면서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나요?
블루시그넘이 만들었다면 퀄리티는 믿고 간다, 는 느낌이 된다면 좋겠어요. 블루시그넘 프로덕트라고 하면 괜히 더 써보고 싶어지는 그런 느낌? 좋은 프로덕트가 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술이나 신기한 기능 같은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유저가 프로덕트를 쓸 때 느끼는 '기분'이나 '느낌'이 어쩌면 전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유저에게 특별한 기분을 선물하기 위해서는 흥미로운 컨셉, 착 붙는 캐치프레이즈, 쾌감 있는 인터랙션 등의 요소들을 통해 아주 원초적인 감각 단계에서부터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그런 촘촘하게 멋진 경험을 설계하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블루시그넘이 어떤 기업이 되길 바라나요?
저희의 영향력이 게속 넓어져서, 단순히 한 회사를 키우는 게 아니라 이 시장을 키웠으면 좋겠어요. 수많은 기업들이 더욱 높은 수준의 정신건강 헬스케어를 제공하기 위해 치열하게 연구하는, 그런 시장을 블루시그넘이 선도하기를 바라요.
그리고 부족한 부분이 없는 서비스를 향해 나아가는 회사로 기억되고 싶어요. 현재 시중에 있는 서비스들을 체험하다보면 정말 유익하지만 내용이 이해하기 어렵거나, 너무 재미에 치중한 나머지 효과가 떨어지는 등 한 쪽으로 치우치기 쉬운 것 같더라고요. 이러한 부분들을 고르게 채워나가면서, 그 무엇도 포기하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요.
저는 블루시그넘이 틀림없이 수많은 처음을 해낼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