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없이 안정적으로,
든든한 탑을 쌓아 올리는 개발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Lime AI에서 Flutter를 이용한 프론트엔드 개발과 정부지원사업 프로젝트 ‘무드캐치’의 개발을 맡고 있는 루카스입니다.
네이버 웹툰에서 개발자로 일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점을 많이 배우셨나요?
맞아요, 2020년 공채로 입사했어요. 신입 교육 과정에서 백엔드, 웹, iOS, 안드로이드 중에 선택하라고 해서 안드로이드를 선택했는데 하다 보니까 재밌었어요. 프로덕트는 3개까지 지원할 수 있었는데 저는 웹툰으로 배정이 되었고 즐겁게 다녔던 것 같아요.
네이버 웹툰에서 일하면서 프로덕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쓰며 개발하는 능력을 많이 배웠어요. 입사 후 진행한 첫 코드리뷰 코멘트 숫자가 100개가 넘어가는 걸 보면서 생각의 틀이 하나둘 깨져갔던 게 강렬하게 기억나네요. 이후로도 제 실수로 인한 이슈를 수정, 보완해가는 과정에서 답답할 수 있는 여러 검증 프로세스 단계들의 중요성을 체감했고요. 훌륭한 개발자분들이 많다 보니 신기술을 습득하고 활용하려는 것, 코드 개선과 리팩토링으로 효율화를 높이려는 노력 등등 저에게 없던 강점을 그분들과 함께 하며 체득할 수 있었어요.
사이드 프로젝트로 만드셨던 ‘모지또’ 앱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모지또는 하루의 감정을 기록하면 그것을 섞어 칵테일로 만들어주는 다이어리 앱이에요. 네이버에서 신입 교육을 함께 했던 기획자 형이 사이드 프로젝트로 iOS 버전만 출시했던 상황이었고, 제가 Android 버전을 개발해 보겠다고 자원했어요. ‘앱의 A to Z를 직접 만들어봐야 어디 가서 당당히 Android 개발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거든요. 기획과 디자인대로 구현하는 것을 넘어 인트로나 튜토리얼 단계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면서 참여했고, 시간을 쪼개가며 한 결과 3개월 만에 출시할 수 있었어요.
사실 처음엔 개발자의 능력 함양에만 치중했는데 하다 보니 감동의 순간들이 있더라고요. 한 유저분은 극도로 힘들었던 시기에 모지또를 쓰며 감정을 다스리고 위로를 받아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며 큰 도움이 되었다는 DM을 받은 적도 있고요. 구글 플레이 Best of 2023 수상을 했을 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보람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루카스는 정신건강에 언제부터 관심이 있으셨을까요?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쯤, 뒤늦은 중2병이었는지 삶의 의미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의미를 아무리 찾으려 해봐도 절대적인 것은 없었고, 점점 공부부터 삶까지 일련의 과정 자체가 무의미하고 부질없다는 비관적 회의론자의 관점에 갇히더라고요.
그러다 담임 선생님께 <행복을 위한 변명>이라는 책을 추천받았는데, 조금씩 고개가 끄덕여지고 인지가 변하는 경험을 했어요. 예를 들어 ‘견디기 힘든 절망을 끝내고자 자살하는 사람은 행복을 절망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처럼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바라봤던 자살이라는 행위에도 드러나지 않은 행복이라는 긍정적 가치와의 연결성이 있음을 알게 되었죠. 결과적으로 삶의 의미는 찾는 게 아니라 내가 주체적으로 부여하며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고, 자연스레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면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블루시그넘 입사 온보딩 때 읽는 책 <비폭력대화>를 미리 알고 계셨다고요. 또 비슷한 책이나 인생 책을 추천해 주세요!
인생 책은 앞서 말씀드린 <행복을 위한 변명>이에요. 저자분이 과학자였는데 수행을 찾아서 불교의 길로 가신 분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행복에 대한 관점을 서술하는 과정에서 명상 이야기도 나오고, 삶을 인지적으로 해석하면서 긍정적인 태도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찾아보니 지금은 절판되었네요… 대화에 관한 책은 <비폭력대화>가 처음이었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돼서 다른 책을 읽어볼 필요성을 못 느껴봤어요!
늘 ‘웃상’인 비결이 있나요?
열심히 노력합니다!(웃음) 원래도 청개구리 같은 기질이 있고, 남고-군대-공대를 거치면서 거친 말들이 늘 머릿속 한 구석을 차지하는데요. 그런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건 어찌할 수 없지만, 그것을 말이나 행동으로 드러내고 표현하는 건 제 선택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능한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하고 가만히 있을 때도 입꼬리를 의식적으로 올리고자 하는데, 이제는 그게 습관을 넘어 기본 모드가 된 것 같네요.
루카스가 살아가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태어난 김에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고, 함께하지 않더라도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의미가 깊어요. 그럼 즐겁고 재밌고 그래서 선순환 고리로 계속 움직이게 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 <옥시토신 이야기>라는 책을 읽었는데 이런 좋은 행동을 하면 ‘선순환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분비되고, 그럼 더욱더 이런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해요.
살면서 가장 노력해 본 에피소드가 있나요? 루카스의 인생 최대 성취는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노력한 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에피소드를 말씀드리는 게 좋겠네요. 네이버에 있을 때 4년 차가 되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제는 주니어 개발자 딱지도 떼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과연 계속 개발자를 하고 싶은 걸까, 다른 안 가본 길로 인해 발현되지 않은 잠재력이 사라져가는 건 아닐까 싶었죠. 안 하던 독서도 해보고 여러 독서모임도 해보고, 6개월간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는 등 안 해본 노력을 해봤어요. 그러면서 출퇴근 시간과 월세가 아까워서 캐리어에 일주일 치 옷을 싸놓고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수면실에서 자고, 밤늦게까지 책 읽고 운동하며 자기계발에 올인했던 때가 있었어요.
그렇게 제2의 길을 계속 탐색한 결과,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블루시그넘에 합류한 지금이 최대 성취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도 어려운데, 그것을 잘하는 것은 더 어렵잖아요. 또, 주변에서 같은 가치관을 바탕으로 서로 인정, 존중, 지지해 주는 환경에서 할 수 있다는 건 내 노력만으론 안 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는 블루시그넘에서 이걸 모두 충족하고 있어요!
MWC 경험은 어떠셨나요?
정말 새롭고 좋았어요. 컨디션 난조로 힘들긴 했지만,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즐겁더라고요. 참석자들을 붙잡고 라임을 소개하고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듣다 보니 영향력에 대한 의미도 부여되어서 뜻깊었어요. 루나, 노아랑 같은 팀이었는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해 주면서 대응했던 게 재밌었고, 여유 시간을 마련해 주셔서 맛있는 거 먹고 박물관도 가고 사진도 찍었는데 그 사진 명소도 기억에 남아요.
블루시그넘의 문화를 루카스의 워딩으로 소개해 주세요.
음.. 고민이 되는데요… 블루(BLUE)로 의미 부여를 해볼게요. B는 Brilliant! 정말 훌륭한 동료들이 있어요. 좋은 자극을 많이 받고, 다들 멋지게 해내서 저절로 리스펙이 생깁니다. L은 Lively. 네이버에서 재택을 많이 하다가 출퇴근하니까 힘들지 않냐고들 하는데, 저는 특별한 프로덕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오프라인으로 함께하는 게 오히려 정말 생생한 삶의 현장이고, 제대로 살아있는 것 같다고 느껴요. U는 Unified. 심리 세미나, 대토의처럼 제도적으로 추구하는 것도 있지만 단어 하나가 주는 뉘앙스를 깊게 고민하는 등 모두가 정신건강에 대한 진심이 담겨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E는 Engagement & Efficient! 블루시그넘은 자연스럽게 몰입이 되는 환경인 것 같아요. Deep Dive Day(딥다이브데이)에서는 유저를 초대해 의견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고, AI 활용을 위한 탐색 시간도 가지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몰입에 불편한 점은 과감하게 없애잖아요. 이런 효율성 속도감이 재밌어요.
블루시그넘에서 운동, 커피를 비롯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데,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바가 있나요?
네이버에 있을 때 지속적으로 최신 기술과 동향을 공유하고, 컨퍼런스에서 발표하시던 분이 계셨는데요. 처음엔 어떻게 저렇게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싶다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서 저도 노력해 보고 있어요. 제 의지만으로는 어려워서 일부러 여러 뉴스레터를 구독해 두거나 좋은 정보가 들어오는 그룹에 합류해 있는 등 주변 환경을 그렇게 자극이 되는 형태로 바꿔뒀어요. 좋은 인풋을 넣으면 선순환이 가능하니까요.
커피를 공유하는 것도 이전 회사에서 전수받은 경험이에요. 나에게 좋은 것을 주변에 공유하고 함께할 때 그 시간과 공간에서의 경험이 더욱 뜻깊고 소중해지더라고요. 당연히 제가 좋은 게 다른분들께도 좋으리란 보장은 없지만, 제안해 보고 오케이 해서 같이 즐기면 기쁨이 커지고, 이런 일련의 과정이 좋아요.
운동은 어렸을 때부터 활동적인 걸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농구를 비롯해서 수영 복싱 러닝 자전거 등산 필라테스 골프 등 다양한 운동을 했고, 요즘은 아침에 아쉬탕가 요가를 하고 있어요!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꿈이 있으신가요?
안정적이고 빈틈없이 구현을 해내는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 저는 개발자도 기획과 디자인에 대해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오해가 줄고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 같아요. 기술에 대해 소통할 때도 상대가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소통하면서, 든든한 탑을 쌓아 올리고 싶네요.
사실 예전에는 꿈이나 되고 싶은 모습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의도적으로 그런 생각을 배제하면서 살아가요. 나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때도 있지만 현실의 괴리감이 커지는 걸 경험해서 그게 오히려 우울을 일으키거나 계속 가만있는데도 여유를 즐기지 못하고 실존하지 않는 존재로 불안을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이미 충분히 만족스럽게 살고 있어서 플러스로 더 무언가를 좇는 것보다는, 잘 적응하고 훌륭한 것을 같이 만들어가는 게 만족스러운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 루카스 생각에 블루시그넘과 잘 어울릴 것 같나요?
저는 블루시그넘의 컬쳐덱과 기존 멤버들의 인터뷰를 보고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어요. 과거의 저처럼 블루시그넘을 알아가며 같은 마음이 생기신 분이라면 잘 어울리실 것 같아요. 마음이 일치한다면 필요한 역량은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